본문 바로가기
영화글/다음영화 - 괴작익스프레스&임정원

록키호러픽쳐쇼의 후속작 [쇼크 트리트먼트]

by flexwave 2021. 12. 6.

록키호러픽쳐쇼의 후속작 [쇼크 트리트먼트]

1,769 읽음2014. 02. 06.
댓글0
번역 설정
<록키 호러 픽쳐 쇼>의 후속작이 있었다. 오늘은 축복받은 괴작의 저주받은 후속작, <쇼크 트리트먼트>를 소개한다.

극작가 겸 배우였던 리처드 오브라이언은 모든 장르가 뒤섞인 기괴한 작품을 구상했다. 그렇게 <그들은 덴튼 하이에서 왔다>라는 뮤지컬 각본이 완성되었는데, 함께 일하는 짐 셔먼 감독이 제목을 바꾸자고 제안한다. 그렇게 <록키 호러 쇼>라는 제목의 연극이 만들어지고, 이 기세를 타고 제작된 것이 컬트 영화의 대명사 <록키 호러 픽쳐 쇼>다.
잘 알려진 대로 <록키 호러 픽쳐 쇼>는 처음엔 흥행에 참패해서 재개봉관으로 넘어갔다. 당시에는 망한 영화들이 본전을 뽑기 위해 이런 식으로 재상영되곤 했다. 그런데 영화가 상영되고 나자 이상한 젊은이들이 영화관에 코스프레를 하고 모여들어 <록키 호러 픽쳐 쇼>의 노래와 대사를 따라 하며 놀기 시작했다. 바야흐로 ‘컬트 현상’이 탄생한 것이다.

리처드 오브라이언은 내친김에 <록키 호러 픽쳐 쇼>의 후속작을 만든다. 이렇게 탄생한 영화가 <쇼크 트리트먼트>다. <록키 호러 픽쳐쇼>가 SF 영화를 패러디하고 있다면, 이 영화는 TV 프로그램을 패러디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미국의 매스 미디어를 비판하는 내용이다. 전작에 이어 등장하는 부부 ‘브래드’와 ‘재닛’이 우연히 TV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양한 패러디를 버무려 보여준다. 작가 리처드 오브라이언은 한 인터뷰에서 이 영화에 대해 <록키 호러 픽쳐 쇼>의 프리퀄일수도, 시퀄일수도, 아니면 아닐 수도 있는 작품이라 했다. 일종의 평행우주라고 보면 된다.

<p> <b> TV쇼에 출연한 브래드와 재닛 부부. 여배우는 공포영화 팬들이라면 깜짝 반가워할 &lt;서스페리아&gt;의 제시카 하퍼 </b> </p>

근사한 설명이었지만, <쇼크 트리트먼트>는 완전히 망했다. <록키 호러 픽쳐 쇼> 때처럼 망한 후에 재개봉관에서 일어나는 컬트현상도 없었다. 사실 촬영할 때부터 쉽지 않았다. 일단 전작의 배우 중에 일부만이 섭외에 답했다. 그나마 촬영에 들어가자 미국 연기자 조합이 파업하는 바람에 미국 어디에서도 영화를 찍을 수 없게 되었다. 결국 모든 배우와 스태프가 영국으로 날아가 촬영을 간신히 시작한다. 원래 이 영화는 현대 미국인의 물질주의를 비판하기 위해 전형적인 교외 주택단지에서 찍어야 할 장면이 많았다. 그러나 영국에서 미국처럼 교외에 가지런히 지어진 주택단지를 찾기 어려웠다. 어쩔 수 없이 스튜디오 안에서만 촬영이 진행되었다. 감독은 그 와중에도 세트를 특이하게 꾸미기 위해 노력했지만, 전작의 기괴함을 넘어서지는 못했고, 연속되는 세트장면에 지루한 감마저 든다.

<b> 연속되는 세트촬영 장면들은 기괴함보다 지루함이 앞선다. </b>

<b> 조연들의 의상까지 일일이 디자인하며 특이한 색감의 영화를 만들고자 했다. </b>

무엇보다 이 영화는 메시지가 너무 과하다. <록키 호러 픽쳐쇼>는 영화 자체가 불가해했다. 얼마든지 열린 해석이 가능했다. 거기서 다양한 담론이 끝없이 재생산되었다. 그러나 <쇼크 트리트먼트>는 지나치게 관객에게 훈수가 많다. 작정하고 괴작을 만들려는 감독과 작가의 욕심은 자신들이 비꼬고자 하는 매스미디어의 폭력성과 크게 다르지 않다. 모두가 알고 있는 한가지, 컬트 영화는 감독이 아니라 관객이 만든다.

<p> <b> 뉴스 방송을 패러디하는 장면. 처음부터 끝까지 충실하게 TV를 패러디하다가, 오히려 TV 그 자체가 되었다. </b> </p>

저작권자 ⓒintersection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글쓴이 임정원
2014.02.06.